남북문제와 국제관계

한미동맹, 한국의 전략적 결단만 남았다

[2019년 미국연구센터 연례 보고서]

한미동맹, 한국의 전략적 결단만 남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동아시아 질서가 이전과는 다른 판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혀 전선이 형성되는 한반도에는 100년 전에도 그랬듯이 강대국들의 복잡한 셈법이 적용되고 있다.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이를 진단하고 방향을 제시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근 연례 보고서<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를 입수해 이 가운데 결론 부분과 한미동맹 부분을 독자에게 발췌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방위비 분담 협상 실패,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도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국제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국은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은 이러한 환경에서 국익에 기반한 외교안보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중, 미러 관계가 대립 구도로 접어들었고 한국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한국도 전략적인 결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한국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는 것과 둘째, 사드 배치 이후 악화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미국은 한국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만일 한국이 인도태평양 구상에 참여한다면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고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와 더불어 여러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입지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 이러한 선택은 한중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4%이며,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품의 80%가 중간재인 것을 고려했을 때 중국이 전면적으로 경제 보복을 시행할 경우 한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한국

미중 간 헤징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안보적인 차원에서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경제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방안이다.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략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되 중국에 편승하지 않아야 한다. 이 전략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한미동맹과 중국과의 경제적인 협력을 동시에 추구한 4강외교와도 유사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4강외교는 당시 중국과의 관계에 치우쳐 미국의 변화와 흐름을 읽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헤징 전략은 미중 관계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략적인 모호성으로 비쳐질 수 있고, 미중 간 균형을 유지하려다 오히려 한국만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서도 봤듯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한국 경제에 주는 여러 위험 요소와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중 헤징 전략을 선택할 경우 중국 리스크에 대한 사전 안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중국의 관여가 높지 않을 경우 한국에는 헤징 전략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음 또한 유의해야 한다. 한미와 한중 관계 외에도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다양한 협력 파트너 확보를 통한 외교의 다변화로 한국의 전략적인 선택지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미·유럽 관계가 도전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한국에는 한·유럽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과는 가치와 규범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협력하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유럽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한국과 유사한 전략적인 고민을 하며 외교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 정책을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과도 통상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을 확대해나가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외에 중동 국가들과도 변화하는 중동 정세에 맞춰 새로운 협력 분야를 모색해 볼 수 있다. 북한 문제는 향후에도 어려운 과제로 남을 것이며 한국은 미국과 북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을 상대로 강한 압박과 관여를 추진하고 있지만 2020년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면 미국의 정책 기조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 공약과 접근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공외교에 자원을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내부 정치 상황의 유동성에 유념하며 한국의 선택을 풀어 나가야 하며, 항상 다양한 옵션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유연한 접근 방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 주한미군 가치로 접근해야

한미동맹 관계에 있어 세 가지 주요 사안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하나는 올해 초 타결된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다. 공교롭게도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유효기간이 1년이다. 따라서 한미는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올해 시작할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인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와 관련 미국이 해외 미군 주둔비용 100%와 여기에 50~75%의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에서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입장은 지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이 기여하고 있는 수준이 적합하다는 것이지만 10차 방위비 분담금은 9차 협정에 비해 8.2% 인상되어 1389억을 넘긴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진행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작년과 동일하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 나름대로 국가이익에 기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은 사전 협정을 기준으로 하는 접근 방식보다 객관적인 국가이익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절대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양국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최악의 결과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완전한 철수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기조를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주한미군의 방위력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이 국방비 상한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감자료와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과 전경련이 각각 평가한 보고 내용에 의하면 주한미군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은 2018년 국방예산(42.158조 원)을 기준으로 최하 56.38%(67.49조 원)에서 최대 89.8%(81.914조 원)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총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150~175% 인상 액수인 3.116~4.861조 원보다 약 20~36조 원이 큰 것이다. 국민 여론은 방위비 분담금 1조 원을 넘기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지만 현 정부는 지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1조 원을 넘긴 액수로 합의를 봤다.

즉 내부적으로 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어떻게 설득할지는 국내 정치적인 문제이고 한국 정부로서는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를 감안하고 나름대로의 전략을 준비하는 게 적합할 것이다. 만약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한국 정부로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지 모색해봐야 한다. 만약 이러한 준비가 미약하다면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다음 사안은 통상과 관련된 문제이다. 한미 FTA 개정안은 타결되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 삼아 관세 인상을 하나의 협상·협박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시급한 사안은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된 자동차 관세인데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슈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미중 무역협상 전개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동차 관세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는 더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과의 FTA에 중요한 협상 변수로 떠오른다. 한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동차 산업이 한국 경제에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안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을 달러 액수로 계산했을 때 총 자동차 수출의 40%로 추정된다. 이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2018년 대미 자동차 수출을 차량 대수로 계산해보면 전 수출량의 약 30% 정도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현대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을 모든 국가들과 비교해 봤을 때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 필요

현대자동차의 2018년 총 수익은 870억 달러로 한국 GDP(1.5조 달러)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지만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책에 영향을 준다면 한가지 방법은 트럼프 행정부와 통 큰 거래를 추진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방위비 분담금 협정과 자동차 관세 예외를 맞바꾸는 거래를 추진한다거나 미국의 다른 요구 사항을 추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한미동맹의 미래 지향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대응은 미국의 장기적 외교안보 정책 기조와 전략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은 목표나 전략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나 돌발 발언 또는 행동으로 인해 정책이 바뀐 경우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외교안보 정책은 장기적인 흐름과 보다 넓은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구성되기 때문에 어느 한 대통령 임기 내에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즉 트럼프라는 요소가 작용해도 미국의 외교안보 동향은 국제질서의 구조와 행정부의 제도적인 조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국의 장기적인 외교안보 전략 기획에 있어 이러한 요소들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장기 기획과 동향은 지난 2018년 출간한 국방전략보고서(National DefenseStrategy)2017년 발간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National Security Strategy)에 거론되었다. 이 보고서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은 국가안보위협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미국의 주도권에 저항하고 있는 현상변경세력(revisionist power)들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표적인 위협 국가들로 지명되어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장기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지속적인 투자를 기획 중인 것으로 밝혔다.

둘째는 국제적 불안을 증진시키는 적대적 정권들(rogue regimes)인데 이란과 북한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마지막으로 테러조직들을 대상으로 물리적인 조치를 추구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은 이러한 위협들을 대상으로 미국은 경쟁하고 억제하며 승리할 것(compete, deter, and win)”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더 치명적이고 탄력 있으며 빠르게 혁신하는 국방전력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기획을 구축 중이며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견고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을 선언했다.

보다 넓은 시점에서 검토했을 때 이러한 정책 기조는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안보 위협을 테러로 지명했던 미국의 안보전략과는 달리 2018년을 전환점으로 신냉전시대의 개막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현상변경세력과 적대적 정권들의 안보 위협에 대응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안보 구축 네트워크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중 관계의 민감성 또한 인정하고 있어 당분간은 지역 주변 국가들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인도와 함께 다양한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한국은 중국의 눈치를 봐가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나희 미래한국 기자

 

미래한국, 승인 2019.08.30. 10:11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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